이런 놈들 때문에 위기관리가 안된다
마이클이라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습니다. 코넬 대학교에서 경제학(학부)을 공부하고 리만 브라더스에서 5년 좀 넘게 일하다가 얼마 전에 하와이 출신의 어여쁜 에이미와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지금은 노숙자들에게 빵과 수프를 제공하고 재활상담을 해주는 봉사단체(NYCR)에서 무보수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리만 브라더스가 부도 났으니까 lay off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거기서는 결혼 직전에 미래의 아내에게 동의를 구하고 퇴사했지요. 리만 브라더스가 몰락 하리라고 꿈에도 생각 못한 시점에 내린 결정입니다. 대단한 의지와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친구가 (한때) 세계 최고의 금융회사에서 잘 나가다가 결혼을 목전에 두고 이런 어처구니 없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그가 몇 년간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얻은 삶의 비전 때문입니다. 아이비리그 출신의 이 착하고 영리한 친구는 금융업이란 잘 나가는 기업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소외되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민 끝에 그는 지금까지 쌓은 지식과 능력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결혼을 하게 되면 마음이 약해질까 봐 결혼 날짜를 잡기 전에 약혼자에게 자신의 비전을 밝히고 동의를 얻은 후 퇴사를 했답니다. 지금은 매일매일 노숙자, 알콜중독자, 마약중독자, 극빈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고 그것을 자기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앞으로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배우고 계획하고 있지요.
몇 달간 봉사단체에서 일을 하면서 틈틈이 GMAT을 준비한 이 친구는 얼마 전 원하던 점수를 얻었고 지금은 여러 유수 MBA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보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ntrepreneurship을 공부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마이크로론 업체를 하나 차려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훌륭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봉사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동기가 극적(!)으로 건설적이기 때문에 가고 싶은 MBA 에 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언뜻 들어보면 명문 MBA에 들어가기 위해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마이클이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이야기하는 것을 한번이라도 들어보게 된다면 이 친구가 정말 숭고하고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세상에 참 인물이 많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마이클이나 그것을 서포트하는 아내인 에이미 같은 사람들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씩 좋아질 수 있겠지요.
주변에 왜 자꾸 이런 친구들이 튀어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꿈을 위해서 마구 지르는 인생이 이제는 힘들다고 포스팅 했는데 요즘 이 친구가 저와 가장 가까운 친구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 녀석들 때문에 제 삶에 위기관리가 안됩니다.
<진짜 Super Heroes들이 주변에 많으면 까닭 없이 객기가 솟습니다>
+ 그러고 보니 제목이 꽤나 낚시성이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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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한몸 잘 살 걱정을 하기에도 바쁜데 말이죠..
잘보고 갑니다.
근데 참 대단하네요. 금융가에서 일을 하다가 퇴사를 하고 봉사활동을 결심하다니요. (돈을 많이 모아둔 탓도 있겠지만) 뭔가 종교적인 탓도 있을까나요?
그나저나 하와이 출신의 어여쁜 에이미라고 하시니 그 부분도 심히 궁금합니다. :P
여러모로(?!) 많이 부러운 분이군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제 블로그에는 처음이거나 아주 오랜만이신 것 같네요. 민노씨 글은 종종 읽는데 그 때마다 무척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전 왜 무급도 아닌 유급인데도 망설여지는 걸까요.
그런 친구를 갖고 계신 Y님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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